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한겨울 추위 녹이는 사랑의 미술제

수많은 한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태평양 건너 뉴욕으로 왔다. 낯선 땅에서 제 2의 인생을 꾸리려는 이민자들 중엔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에서 자신이 꿈꾸는 이미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미술가들도 부지기수였다. 식민지 치하에 태어나 뉴욕에 추상표현주의가 팽배하던 시기 뉴욕에 정착한 김보현 화백을 비롯, 69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백연희씨, 70년대 유신의 서릿발이 날리던 시절 김원숙·임충섭·김명희·최일단·김정향·이일씨가 청운의 꿈을 품고 미국 땅을 밟았다. 80년대엔 정치적 소용돌이를 피해온 변종곤·이수임·최성호·박준·강익중·조숙진씨가 있었고, 그리고 93년 뉴욕에 온 곽선경씨가 왔다. 이들 15인은 치열한 뉴욕의 미술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한인 미술가들이다. 40대의 곽선경씨에서 90대의 김보현 화백까지 15인의 화가들이 12월 따뜻한 마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다. 내달 10일부터 13일까지 본사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뉴욕 문단의 대모’ 김정기 시인은 중견작가 15인전에 ‘겨울 무지개, 겨울 메아리(Winter Rainbow, Winter Echo)’라는 타이틀을 붙여주었다. 겨울에도 무지개를 뜨게 하는 마술과도 같은 미술, 겨울에 따스한 메아리를 울려퍼지게 할 한인 미술가 15인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강익중(1960-)=달항아리와 한글, 우리 민족의 얼을 되살리고 있는 작가. 강익중씨는 동과 서, 정신과 물질 등에 관한 것을 자유롭게 접목시키며 연결해 다민족·다문화를 바탕으로 지구촌시대 조화로운 세계상을 지향하고 있다. 90년대 말부터 전 세계 어린이들과 함께 만드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내 한국실에서 달항아리 25점을 전시했으며, 올해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에 달항아리와 한글을 소재로 대규모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청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 졸업. 84년 1월 뉴욕으로 이주해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단했던 시절 3x3인치의 작은 캔버스에 미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 1994년 휘트니뮤지엄에서 백남준과 2인전을 열었으며, 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특별상을 수상했다. ◇곽선경(1966- )=숙명여대 서양화과 졸업 후 1993년 뉴욕 이주 뉴욕대학원에서 스튜디오아트 전공. 95년부터 마스킹테이프를 이용한 벽화 드로잉 작업을 시작했다. 2001년 퀸즈뮤지엄에서 개인전, 06년 광주비엔날레 초대. 지난해 3월 브루클린뮤지엄서 한인 최초로 개인전 ‘곽선경: 280시간을 감싸안기(Sun K. Kwak: Enfolding 280 Hours)’을 열었다. 샌디에이고 어린이뮤지엄, 소호의 제임스호텔, 서울 리움 삼성미술관, 삼성생명빌딩 로비 등지에 작품이 설치되어있다. ◇김명희(1949-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화여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남편인 화가 김차섭씨를 만났다. 75년 뉴욕으로 이주해 프랫인스티튜트 대학원 과정 수학했다. 소호에 살면서 90년 강원도 춘천 8내평리의 폐교에 여름용 작업실로 개조해 뉴욕과 내평리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어느 겨울 내평리에서 바람막이로 사용했던 칠판을 캔버스로 재발견했다. “우리가 인생의 12~16년은 칠판 앞에서 보내잖아요. 그 위에 그림을 그리다보니 이미지가 파워풀해지는 걸 느꼈어요.” 1972년 서울 독일문화원을 비롯, 한국과 일본서 6차례 개인전. 덕성여대와 강원대학교 출강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환기미술관, 국회, 유관순기념관, 박수근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지에서 소장하고 있다. ◇김보현(1917- )=영어이름은 포 김(Po Kim). 격변의 시대를 산 화가 자신의 악몽과 삶과 죽음을 고찰한 이미지를 캔버스에 담아왔다. 창녕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대학교 법학과를 거쳐 태평양 미술학교 졸업했다. 1946년 귀국해 조선대 미술과 창설해 초대학장을 지냈으나, 좌익 혐의로 고문당하고, 친미반동으로 몰렸다. 1955년 일리노이대학교에 교환교수로 왔다가 57년 뉴욕 정착했다. 69년 화가 실비아 월드 여사와 결혼한 후 맨해튼 다운타운 아스터플레이스의 펜트하우스에서 작업하며, 화랑 포김앤실비아월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 미국 내 미술관과 프랑스, 독일의 유명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김원숙(1953-)=여인·집·창·호수·바다·강·폭포·달·나무·산·낙엽·바람·불·배·비·물고기·낙타·그림자·천사 등 김원숙씨의 그림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다. 김씨는 다양한 시각 어휘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삶과 그리움, 신화적인 세계를 그려온 인기 화가다. 부산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대 재학 중이던 72년 미국으로 이주, 일리노이주립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76년 뉴욕에 정착, 명동화랑서 첫 개인전 후 한국·미국·캐나다·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지에서 60여차례 개인전을 열어왔다. ◇김정향(1955-)=“명백한 산고(産苦)의 결과물이다. 훌륭한 창의성과 주의력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매력적이면서도 장식적인 서술구조, 시(詩)와 아름다움을 혼합했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 롱아일랜드 다우링대에서 열린 김정향씨의 개인전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1977년 뉴욕 이주.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프랫인스티튜트대학원의 ‘프랫을 빛낸 동창상’ 수상했다. 2007년 뉴욕 브루클린의 크래센트 지하철역에 기차 바퀴와 태양을 모티프로 한 7개 패널 스테인글래스 작품을 영구 설치. 올 11월 파리의 갤러리89서 개인전을 열었다. ◇박준(1956- )=서울에서 태어나 해군 제대한 후 83년 암울한 정치적인 상황을 피해 뉴욕으로 이주했다. 2년제 뉴욕 포토그래픽아트센터스쿨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가 됐다. 97년 첫번째 전시 후 카메라 들고, 데스밸리만 30회 촬영했으며, 7월 뉴욕에서 LA까지 크로스컨트리 여행도 10여회 해서 ‘로드 러너’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와이와 US 버진아일랜드만 빼고 전국을 돌았다. 2005년 뉴욕타임스는 생선과 인물을 모델로 작업하는 박씨를 대서특필했다. 아웃사이더로서 미국의 역사와 역사 속의 사람들로부터 교훈을 배우기 위해 떠난다. 1년에 2번씩은 대륙여행을 해야 살 맛이 난다고. ▶전시 일정: 12월 10일~12월23일 ▶오프닝 리셉션: 12월 10일(오후 5~7시) ▶장소: 뉴욕중앙일보 갤러리(43-27 36th St. L.I.C., NY)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2010-11-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